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
엘에이사람닷컴
자료가 없습니다.

타운 유익정보

라호야&몬터레이

sdsaram 0 5292
[1] 라호야(La Jolla), 노을 앞에 미소 짓는 보석

라호야는 에스파냐어로 '보석'을 뜻한다. 얼마나 아름다우면 귀하고 빛나는 보석이라고 이름 붙였을까? 세상을 붉게 물들이는 라호야의 노을은 늘 가슴을 콩닥콩닥 뛰게 한다. 오렌지 빛깔로 퍼져 나가는 바닷물이 내 마음을 똑똑 두드리면 가슴이 활짝 열리며 천혜의 라호야 바다와 교감하는 특별한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라 호야의 석양은 떠오르는 햇살보다 찬란한 빛을 발산하고 있어 석양이라고 부르기 무색해지는 석양이다. 시간이 멈춰 버린 듯, 그렇게 오랫동안 하늘과 바다와 우리를 온통 오렌지빛으로 부드럽게 감싸고 있어서 그 여운만으로도 해가 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마치 그 순간은 해가 세상의 다른 어느 곳에서 일출이 되기 위해서 바다 아래로 들어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렇게 꿈 그리고 희망을 품고 있는 듯한 라호야의 노을은 인간이라는 존재가 아주 작은 것임을 깨닫게 해 주며 오만과 아집에서 벗어나게 한다.

어느 날 눈부신 라호야의 석양을 뒤로 하고 결혼식을 올리던 선남선녀를 만났다. 신랑 신부의 모습이 황금빛 바다와 어우러져서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결혼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지는 해를 마주하며 앞으로 찬란하게 떠오를 출발점 앞에 선 그들의 모습이 오래도록 잊히질 않는다.

라 호야는 미국 내 최고 부자 동네의 우편번호를 가졌다고 할 만큼 손꼽히는 부촌 중 하나이다. 미국에서는 동네를 표시할 때 대부분 우편번호로 나타내므로 우편번호만 봐도 그 동네의 환경을 짐작할 수 있다. 토리 파인스 로드(Torry Pines Road)를 따라 라호야 해변으로 향하다 보면 유명 건축가가 지은 개인 집에서부터 다양하고 개성 강한 주택들이 해안을 따라 펼쳐져 있어 이곳이 부자 동네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천혜 절경의 아름다운 장소에 지어진 멋진 집들은 액자가 없어도 그 모습 그대로 하나의 작품 같다.

라 호야는 샌디에이고의 감성 1번지로, 수많은 예술인이 라호야의 자연에서 영감을 받으며 그들의 감각과 능력을 밀려오는 파도의 포말처럼 풀어헤치는 예술촌이다. 감수성 풍부한 라호야의 예술가들은 드넓은 태평양 바다를 바라보며 그 끼를 마음껏 발산한다. 길을 가다 보면 예술가들이 길바닥에 종이를 깔고 그림을 그리는 모습도 가끔 볼 수 있는데,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창작활동을 하는 자유로움이 부럽다.

라 호야에는 해저 공원(San Diego-La Jolla Underwater Park)이 있다. 이곳에서는 물 위로 나왔다 들어갔다 하는 말미잘이나 불가사리를 만지며 놀 수 있는데, 어른과 아이들 모두 이 체험놀이에 여념이 없다. 해저 공원은 생각보다 길어서 잠보 물개들이 늘어지게 코를 골고 있는 곳에서 끝이 나는데, 다 돌아보는 데 20분 정도는 족히 걸린다.

라 호야의 다운타운 격인 프로스펙트 거리(Prospect Street)에는 각종 호텔과 교회, 아트갤러리, 레스토랑, 카페, 기념품 숍 등이 즐비하다. 이 거리는 어느 한 곳도 빠짐없이 봐야 할 만큼 아름다운 곳이어서 시간을 충분히 갖고 보는 것이 좋다.

[2] 몬터레이(Monterey), 연인들이 사랑할 수밖에 없는 도시

몬 터레이 반도에 가면 늘 독일 하이델베르크의 회색 빛깔 가스등이 떠오른다. 이 도시는 캘리포니아에서 누구라도 한 번은 가 보길 꿈꾸는 곳으로, 샌프란시스코에서 LA 방향으로 209km 정도 떨어져 있는데 보통의 남캘리포니아 해안과 달리 다채로운 북유럽 해안선을 닮아 마녀의 이빨처럼 다양하고 독특하게 펼쳐진다. '17마일 드라이브'라는 환상적인 해안 드라이브 코스에는 파스텔 톤의 아름다운 집들이 들쑥날쑥한 해안선을 따라 늘어서 있다. 드넓은 사막이 펼쳐진 캘리포니아의 해안가에서 이런 절경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이다.

몬터레이는 캘리포니아의 따뜻한 기온과 차가운 바닷바람을 동시에 거느리고 있는 땅이다. 캘리포니아의 다른 지역과 많이 다른데 그렇다고 샌프란시스코와 같지도 않고 LA와는 더더욱 다르다. 특히 몬터레이의 알싸한 에메랄드빛 공기는 유럽 어느 도시의 날씨를 닮아 있다. 공기가 아침 저녁으로 차갑기는 하지만 그다지 춥지도 않고 바다를 끼고 있어서 그런지 짭조름한 바다 냄새가 나면서도 맑고 신선한 매생이 냄새가 코끝에 와 닿는다. 처음 이곳에 들어서는 순간 제주도가 연상되었는데, 특히 제주도의 용두암이 떠올랐다.

피 셔맨스 워프에 들어서면 '올드 피셔맨스 워프(Old Fisherman's Wharf)'라는 나무로 만든 정다운 표지판이 가장 먼저 보인다. 해안 도시에 있는 대부분의 피셔맨스 워프처럼 크고 작은 이색 숍들과 새우, 게 스프, 바닷가재 요리 등 해산물 요리가 주종을 이루는 레스토랑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피셔맨스 워프에 있는 소문난 레스토랑들은 예약을 하지 않으면 대부분 오래 기다려야 한다. 미리 마음에 드는 집을 예약하고 부두를 둘러보는 것이 좋다. 다정한 연인들이 손을 맞잡고 부두를 산책하는 모습이 사랑스럽다. 작은 선물 가게에 들어가 보면 예쁜 목각인형이나 배에서 사용하는 등불, 작은 목선과 조가비로 만든 모빌, 액자 등이 아기자기하게 진열되어 있다.

LA 에서 몬터레이를 가다 보면 빅서를 먼저 만나게 된다. 빅서(Big Sur)는 '지구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아티스트 프랜시스 맥코마는 빅서를 '땅과 바다의 위대한 만남이 있는 곳'이라고 극찬했으며, 《북회귀선》을 쓴 헨리 밀러도 '신이 처음에 만들려던 세상의 모습'이라고 했을 정도로 많은 예술가들이 예찬한 장소이다. 천길 낭떠러지에서 바라보는 망망대해의 풍경은 예술가들의 묘사처럼 가히 절경이다. 청록색 물방울들이 때로는 잔잔히 피어오르는 포근한 안개처럼 다가오기도 하고 새하얀 파도를 몰고서 폭풍처럼 다가오기도 한다. 드넓은 태평양이 고요와 정적으로 뒤덮여 일렁일렁 춤추는 모습은 밤하늘의 별이 깊은 바다 물결 사이사이로 모두 내려앉은 것처럼 보인다.

몬 터레이부터 카멜 사이의 해안길을 '환상의 17마일 드라이브'라고 부른다. 17마일 드라이브는 캘리포니아의 대부호인 스탠퍼드와 헌팅턴, 홉킨스, 크로커 등이 페블 비치에 호텔과 별장 등을 지으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특히 페블 비치 골프장(왼쪽 사진)은 해마다 세계적인 골프 경기가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17마일 드라이브 길을 달리다 보면 아름다운 사슴이나 새들과 만나기도 한다. 17마일 드라이브가 끝나는 곳에는 카멜이라는 동화 속 한 장면 같은 도시가 있다. 이곳의 노을은 캘리포니아의 라호야, 헌팅턴 비치의 노을과 함께 최고의 절경이라고 한다. 카멜의 유럽풍 골목길(오른쪽 사진)을 걷다 보면 저절로 구석구석 눈이 가게 된다. 이렇게 예쁜 길들을 거닐다가 해가 점점 바다로 내려갈 때쯤 카멜 비치로 가면 멋진 일몰을 볼 수 있다.


 
0 Comments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