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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켓'에서 보낸 달콤한 휴식

sdsaram 0 4123
여행에 지친 당신이 여전히 꿈꾸는 여행 트리트먼트. 푸껫 서쪽 '판시 해변' 언덕에 자리 잡은 아만푸리 리조트에서의 역설적 휴식이라면 단언컨대 실패할 확률은 '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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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위를 걷는 결혼식이 펼쳐지기도 하는 아만푸리의 메인 풀과 태국 전통 건축의 위엄을 풍기는 로비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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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집마다 있는 작은 템플과 언덕 위 빌라 지붕 너머로 방 타오 해변(Bang Tao Beach)이 드넓게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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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보드, 카약, 스노클링 등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는 아만푸리 리조트 내에 있는 화이트 샌드 비치.

온 몸에 진땀이 살포시 배어 나오는 걸 보니 계절이 바뀐 도시에 도착한 게 분명했다. 상기돼 가는 볼과 촉촉하게 번들거리는 이마, 30도를 웃도는 이 계절의 힘은 나를 건강한 이미지로 리터칭하는 마술을 부리는 터라 언제부터인가 동남아의 도시들은 '슈퍼영(Super Young)'을 꿈꾸는 자아에 만족감을 주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하물며 겨울에서 여름으로 진격한 이번 푸껫 여행은 타이항공 비즈니스 클래스에 몸을 실으며 시작됐고 호사의 궁극이라 일컬어지는 '아만푸리(Amanpuri)' 리조트의 넓은 빌라 중 탁 트인 바다가 눈앞에 펼쳐지는 독채에 짐을 풀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그러니 모처럼 사치의 시간을 맞이한 나른한 심장이 슬며시 두근거리기 시작한 건 당연한 일이었다.

왠지 양반가 도령처럼 뒷짐 지고 한 걸음 한 걸음 느릿하게 내디뎌야 할 것 같은 아만푸리 빌라의 풍채는 그 지역의 문화를 고스란히 반영하는 아만 리조트답 게 태국 왕족의 전통 가옥을 쏙 빼 닮아 위엄 있고, 뽀족한 지붕 끝은 긴장감이 넘쳤다. 그러면서도 드문드문 들어선 야외 테라스 '살라(Sala)'와 거실, 선 데크가 가진 충분한 거리감이 건축적 긴장감을 여유로 이완시켰다. 아만푸리는 이처럼 3~6개의 독립된 베드룸과 살라와 거실, 수영장, 비디오 감상실, 서재, 주방을 갖춘 대저택 같은 빌라 30채(모든 빌라는 각각 주인이 있고 그들이 사용하지 않는 시기에 투숙객을 받는다)와 40채의 파빌리온이 들어선 지상낙원이다.

키 다리 야자수들이 지반의 경사에 순응하며 올곧게 혹은 어깨를 반쯤 기울이고 서 있고 그 위를 청설모가 뛰어다니며 노닐고 그 아래 연못에선 개구리가 청량하게 울어댄다. 이 모든 경관을 에워싸는 판시 해변(Pansea Beach)의 지평선을 가득 메운 반짝임과 파도 소리는 도시 문명을 완벽하게 차단하는 대자연의 혜택을 안기는 동시에 스마트폰으로 화제의 드라마를 즐길 수 있는 와이파이를 제공하는 역설적인 공간이어서 여행 주간의 드라마들도 놓치지 않고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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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만 스파에서는 유기농 식물 성분으로 만든 그림과 에센셜 오일 등 자체적으로 만든 핸드메이드 제품만 사용한다. 욕실 어메니티도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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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선 위의 낙원, 바로 이 배를 타고 제임스 본드 섬을 지나 푸껫의 풍광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크루즈 여행을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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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바라보며 운동할 수 있는 짐(Gym). 필라테스 강습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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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키에서 맛본'3단 벤또'와 애프터눈 티와 함께 제공된 태국식 핑거 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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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타우 라군이 한눈에 펼쳐지는 빌라 내 대형 수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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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어도 너무 넓은 침대의 안락함이란. 베드룸엔 매일같이 신선한 과일과 비스킷이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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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저택의 중정을 연상시키는 야외 테라스 '살라'는 모든 파빌리온, 빌라에 제공되는 공간이다.

좀 처럼 흥이 나지 않는 물놀이에 관심이 가고, 지독히 짠 바다에 둥둥 몸을 내맡기게 되니 이상한 일이다. 일단 시작된 여유는 눈으로 보는 힘이 미치는 범위를 넘어 능동적으로 나를 이끌었다. 하지만 여기서 NG. 필요한 것 빼고는 다 들어 있는 내 멍청한 트렁크엔 수영복 한 벌조차(심지어 보디용 선크림도!) 구비되지 않은 터라 동행한 이웃에게 여분의 스트라이프 원피스 수영복을 빌려 와야 했다. 다행히 빌라 내에 상주하는 메이드가 튜브와 수경을 내왔고, 드넓게 펼쳐진 프라이빗 해변에선 파도를 즐길 수 있는 하프보드와 카약, 스노클 등을 무료로 대여해 주는가 하면 지도 편달까지 해주는 직원이 대기하고 있어 나같이 물놀이에 무지한 바보들의 여행지로 그야말로 탁월했다.

부지런한 동행자들은 이른 아침부터 투숙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요가, 명상 클래스에 다녀오거나 오션 뷰가 펼쳐지는 짐(Gym)과 스파 내 전통 사우나 등을 드나들며 건강한 생활에 익숙하게 적응해 나갔지만, 내 경우엔 짬짬이 바다가 바라보이는 욕조에 드러누워 싱아 맥주를 홀짝이며 책 읽는 게 좋았다. 이정명의 < 천국의 소년 > 이 이번 여행을 위해 선택한 소설이었는데 이야기의 구성과 재미와는 별개로 아만푸리에서의 여정과는 어긋난 전개라 여긴 시점부턴 레지나 스펙터, 피오나 애플, 사라 바렐리스 같은 여성 뮤지션의 음악으로 여유의 공백을 채웠다.

남 성적인 풍채와 달리 매우 섬세하고도 페미닌한 서비스가 펼쳐지는 이곳 무드와 결이 같은 음악은 욕실 어메니티와 더불어 심신을 편안하게 물들이는 요소였다. 욕조에서 사용한 보디 샤워와 로션, 샴푸와 컨디셔너, 보디 솔트 등으로 구성된 어메니티는 투숙객들을 위해 아만푸리에서 직접 제작한 식물성 오가닉 제품들이었다. 그중에서도 보디 솔트는 맑은 기운을 더하는 레몬그라스 향으로 기운을 북돋웠다. 여행 이튿날 트리트먼트 파빌리온에 있는 아만 스파에 들어서니 이곳에서도 어김없이 핸드메이드로 빚어낸 아만푸리 자체 오가닉 제품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날은 마음껏 일랑일랑의 향을 음미하며 고질적인 어깨와 허리 통증을 덜어냈다.

그러고 나니 평소 무척이나 꺼렸던 건강 음료가 그리 달고 상쾌하게 느껴질 수 없었다. 긴장이 이완되니 이상한 일은 거듭 이어져 끼니마다 과식을 일삼는 식욕이란 녀석도 이상 징후를 보였다. 포만감에 대한 반감, 먹고자 하는 의욕이 누구보다 낮았던 터라 매 끼니마다 계속되는 식욕이 몸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였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된 시간이기도 했다. 빌라 내 주방에서 셰프가 직접 선보인 태국식 홈메이드 메뉴의 친근한 맛을 계기로 무장해제된 내 위는 11월부터 4월까지 문을 여는 나오키(Naoki) 레스토랑의 '3단 벤또'를 만나면서 황홀경에 빠졌다.

3층에 자리한 깍지콩과 샐러드, 각종 튀김으로 한껏 충만해진 식욕이 2층의 스시와 롤을 공략하고, 치킨 데리야키로 이어지는 여정이 그토록 즐거울 수 없었다. 마침 스콜성 소나기가 주위를 촉촉히 적시고 있던 참이라 이날의 식사는 몹시 몽환적인 기억으로 남는다. 이뿐만 아니라 바닷가재와 새우, 게 등의 푸짐한 해산물 찜 요리, 이탈리아 레스토랑인 '더 레스토랑'에서 맛본 생선 요리 만찬, 메인 풀 근처에서 매일 오후 제공되는 애프터눈 티와 꽃처럼 예쁘게 구워낸 핑거 푸드, 크루즈 여행 중 배 안에서 즐긴 이색적인 샐러드와 그린 소스 펜네 같은 브런치 메뉴 등은 다른 여행과 차별되는 아만푸리의 맛으로 내내 기억될 것 같다.

이상하리만치 우리와 레스토랑 동선이 비슷했던 한 노부부, 20년째 이곳에서 휴가를 즐긴다는 그들의 부러운 삶의 여정과 어김없이 곁들인 싱아의 청량한 맛과 더불어.만약 일을 핑계로 아만푸리로 향할 의지를 내려놓았다면 지금의 긍정적인 내가 한참이나 비뚤어져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 겨울의 한기와 맞바람을 뚫고 이어지는 회색 도시에서의 독기를 덜어낸 뜨거웠던 여행 트리트먼트. "푸껫은 처음이에요"라고 얘기하다 문득 수평선 위에서 떠올린 지난 여행의 흐릿한 기억들과는 달리 이번 여행의 효력은 꽤 오래 이어질 것 같다. 당신도 나와 같이 일상에 무심한 워커홀릭이라면, 지금 당장 아만푸리를 추천하는 데 망설임이 없다.

GETTING THERE


타이항공으로 떠나는 푸껫

이 번 여행의 호사스러움은 가고 오는 길목에 있었으니 주 5회 오전 8시 15분에 출발하는 푸껫 직항 TG655 편을 추천한다. 또한 타이항공은 주 7회 또는 주 4회 방콕행 직항편과 주 7회 홍콩 또는 대만을 경유해 방콕으로 가는 경유편, 주 4회 LA 직항편을 운행한다.TEL

02-3707 -0114,www.thaiair.co.kr

아만푸리로 가는 지름길

제이슨여행사는 아만 리조트 계열의 숙소로 가는 지름길이다. 타이항공 직항편을 포함한 다양한 항공 패키지를 제안하면서 시기별로 투숙객을 위한 특전도 제공한다. 이곳의 아만푸리 요금은 조식 포함 금액이다.TEL

02-515-6897,www.jasontrave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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